당시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핫 했던^^ 식당을 소개 합니다.

Ryerson University

우리 보다 먼저 들어오신 부모님은 당시 친구에게 소개 받아 다운타운에 식당을 운영하고 계셨다. 위치는 다운타운 한 복판에 있는  "Ryeson University" 의 메인 출입구 옆이었다. 가게의 이름은 "Mother's Taste" 였는데, 가게 이름을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 어머니는 모든 음식에 설탕다시다를 대량 살포하시는게 특징이이라 집에서도 외식을 하는 느낌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어머니의 취향이라니...ㅋㅋㅋ 아마도 "어머니의 맛" 뭐 이런 뉘앙스를 풍기고자 했던 것 같다.


당시에 난 사진학과를 갓 졸업한 상태라 대단한 장비를 보유하고, 사진에 대한 심오한 "어깨뽕"이 잔뜩 들어있던 상태라 아이러니 하게도 가게 사진 하나 찍어놓지 못했다. 그 흔한 가게에서 찍은 기념사진 하나 없는걸 보면 지금처럼 휴대폰으로 간단히 찍을 수 있을때 진정 생활의 사진이 나오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거창한 장비로는 거창한 사진만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 나의 어리석음이란...


우리 가게는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10시에 문을 닫았다. 일요일 하루만 문을 닫았다. 정말 대단한 중노동이 아닐 수 없다. 이민 1세대 들의 고생이란 늘 그러하다. 나도 우선 이렇다 할 일을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었으므로 아침을 먹고나면 버스를 타고 가게를 나가는게 일상이 되었다. 여기서 일도 돕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북미문화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가게의 주 메뉴는 "테리야끼""라자냐" ,"중국식 누들", "베트남 식 볶음밥" 등의 퓨젼 이었다. 아버지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였기에 한국인을 상대로 한 식당이 아닌 현지인을 대상으로 기획된 식당 이었다. 거기에 어머니가 주장하여 "비빔밥" 과 "김치"를 추가 메뉴로 구성 하였다. 식당은 항상 사람들로 붐볐다.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온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있는 토론토에서 그들 모두에게 적당히 어필할 수 있는 가격과 레시피 였다.


가게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메뉴는 "커피"였다.고상한 아버지의 취향에 맞게 신선한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여 커피를 내려서 제공했다. 가끔 일찍 눈이 떠지면 새벽에 부모님과 함께 가게에 나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어김없이 가게 앞에 줄이 쪽 서있었다. 그 추위에 매일 줄을 서있는걸 보면 정말 대단한 커피 사랑이다. 가끔 늦잠을 자거나 차가 막혀 10분이라도 늦으면 그들의 아우성이 장난이 아니다. 줄은 대략 10 ~ 15명 가량이 매일 서있는데 항상 비슷한 사람들의 구성이었다. 한번 단골을 정하면 거기만 가는게 그들의 특징인것 같다. 아침은 여기서 먹구 , 점심은 거기, 저녁은 ..뭐 그런 식이다.


그 중 기억나는 사람들이 "잉그릿" 부부다. 부인의 이름이 잉그릿 이었고 남편 이름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두분 다 선생님 이었다 가 은퇴 했는데 부인의 이름은 까먹을 수가 없는게 그 발음을 나보고 해보라 해서 한 20번은 외친 뒤에야 OK를 받았다. 암튼 그 부부를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과 이들의 확연한 차이를 느꼈었다. 당시 내 생각에 카페는 일이 있거나 누구를 만나기 위해 가는곳이고 , 커피를 마셔도 한번이지 같은곳을 두번 갈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부부는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6번 우리 가게를 찾았다. 거의 시간이 정확했으므로 그들의 방문으로 시간을 짐작할 정도였다. 아버지는 그들을 위해 6번째 방문시에는 커피값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 작은 일에 어찌나 감사해 하고 심지어 감동까지 하는지 그들의 감수성이 정말 부러울 정도였다.


다른 이들 중에도 하루 2번 내지 3번을 방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아침 내지 점심은 꼭 우리 가게에서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매일 아침, 점심 ,저녁 메뉴를 투데이 메뉴로 돌려가며 가격을 할인했다. 우리도 재료 수급이 편하고 그들도 좋아했다.^^


식사 손님 중 특이했던 이가 있었는데..사람이 아니고 "시베리안 허스키" 였다. 얼굴 중앙에 정확히 X 자가 선명하여 정말 멋지게 생긴 강아지 였는데 ( 강아지라 하기엔 좀 크다 ^^ ) 12시 즈음이 되면 늘 바구니를 물고 가게에 온다. 가끔 주인이랑 같이 올때도 있는데 대부분 혼자 온다. 집을 물어보니 두블럭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란다. 정말 "세상에 이런일이" 에 나올만한 대단한 녀석인데 가게로 들어오지도 않고 시간이 되면 문앞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앉는다. 바구니엔 돈과 메뉴가 적힌 쪽지가 들어있다. 가끔 우유를 같이 사가기도 하기 때문에 돈은 넉넉히 들어있다. 기가 막힌건 잔돈을 주지 않으면 절대 가지 않고 앉아있는다.어떻게 아는걸까? 잔돈이 있다는걸...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대단한 녀석임에 틀림이 없다. 아..갑자기 보고 싶다. 아마 지금은 이세상에 없겠지? 그가 떠날때 주인은 정말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이었겠지? 나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주인은 오죽할까?...


가게를 운영하면서 정말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다 추억이고 재미있는 에피소드 들이다.

하나씩 생각 날 때 마다 적으며 옛생각에 빠질 수 있을것 같다. 블로그에 좋은 점이 이런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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