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 / 미국이민

토론토 공항

2016년 3월에 영주권을 받고 미국에 첫 발을 디딘지도 벌써 2년이 훌쩍 지나갔다. 사실 이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내가 또다시 이민을 가게 될 줄은 몰랐다. 1997년 대학을 휴학하고 군대에 가있을 무렵 갑자기 캐나다로 이민을 가겠다는 아버지의 발표가 있었다. 사실 이민을 가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이건 뭔가 하는 허무감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 않았기에 거부감도 없었다.   


1999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 아버지는 PR여권을 손에 쥐고 성급히 친구가 있다는 토론토로 거주지를 옮겼고 우선 급한대로 집을 얻어 당시 중학생이던 내 동생과 나 이렇게 둘만 한국에 남겨져 있었다. 토론토에 집을 얻고 친구가 하고 있다는 가게를 인수하고 나면 우리도 합류 하기로 하는 그런 시나리오 였다. 그해 겨울 쯤 부모님이 부랴부랴 한국에 오셔서 예전 사시던 집을 새로이 전세 주고 우리를 데리고 캐나다로 향했다. 에어캐나다를 탔던걸로 기억한다.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오랜 시간을 비행하고 (16 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서 3끼를 먹고 간식까지 먹었다) 


도착한 토론토는 무척이나 추웠다. 생각 나는 건 어두운 저녁이라 그런가, 화려할 줄 알았던 국제도시 토론토의 공항은 예상보다 소탈해 보였던걸로 기억된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바깥 풍경은 온통 나무였다.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드넓은 잔디 마당을 보고 우리집이 주택이구나 생각했던 나는 적잖이 놀랐었다. 아파트라니 !! 적어도 내 시야에 다른 아파트 동은 보이지 않았다. 한동 짜리 아파트 인가? 그리고 입구로 들어서서 로비를 보고 또 한번 놀랐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아파트에도 로비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쇼파가 있는 그런 로비는 호텔에나 있는 건 줄 알았었다^^     


드디어 실감이 나기 시작 했다. 여기가 외국이구나? 이 드넓은 스케일이란... 나중에 알게된것은 27층 이었던 우리 아파트는 토론토에서도 상당히 고급 아파트에 속했다고 한다. 우리 집은 21층 이었다. 그날 밤 너무 피곤했던 나는 꿈도 꾸지 못하고 죽은 듯이 잘 잤다. 다음날 너무나도 창피한 사건이 날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 체...     


아침에 일어나 21층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은 정말로 장관 이었다. 부모님께서는 어느새 가게에 나가시고 없었다. 아침이 차려져 있어 부랴부랴 동생을 깨워 같이 먹는데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일층 내려가서 문을 등지고 왼쪽으로 500m쯤 가면 스포츠 센터가 있으니 거기에 동생과 등록을 해서 운동도 하고 놀기도 하고 하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아파트 단지 내에 스포츠 센터가 있단다. Wow!!     


동생을 데리고 스포츠 센터를 찾아갔다. 슥 둘러보니 실내 농구장, 수영장 , 스쿼시 , 탁구장 , 실내 테니스 장...나열할 수도 없이 엄청나게 넓엇다. 그리고 공짜라니!!  입주민 등록을 해야 락키 키를 받고 사용을 할 수가 있다고 하여 당당히 사무실을 찾아갔다. 거기서부터 내 굴욕은 시작 되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접수 직원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난 얼어붙고 말았다. 단 한마디!! 단 한단어의 영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코리아 헤럴드 어학원에서 1년을 공부하고 원어민 선생과 농담을 따먹던 내가?!!!  멍하니 서있던 나는 결국 들어왔던 문으로 황급히 나갔다. 그리고 괜히 가만히 있던 동생에게 버럭 화를 냈다. 넌 왜 암말도 안하고 서있냐?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동생이 내게 하고 싶었던 질문 이었겠지?


집에 돌아와 씩씩거리던 나는 도저히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찾아갔다. 애먼 동생을 옆에 세워 두고 나는 당당히 외쳤다. 

I like swimming !!...ㅋㅋㅋㅋ  

I want play basketball...!!!ㅋㅋㅋㅋ  


직원은 나를 보며 어안이 벙벙한 지...눈만 껌뻑 껌뻑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었는지 나를 향해 물었다. 

" You want Registration form? "  

나 : Yes.....  

직원이 준 서류에 동 호수를 기입하고 라커키를 받았다. 일주일 정도 지나 카드를 받아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게 될때까지 사실 말 못할 수많은 역경이 있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영어였다. 나의 이민생활의 시작은 그렇게 막을 열었다.

  1. Dreaming Utopista 2018.04.01 12:11 신고

    사진위치를 수정했더니 글이 뒤죽박죽 되어서 다시 편집 하여 넣었네요.
    안읽어 봤으면 뭔말인지 모를 수수께끼 글이 됬을 둣...

  2. 2018.04.02 05:24

    비밀댓글입니다

  3. Dreaming Utopista 2018.04.02 11:20 신고

    ㅎㅎ사실 글로 표현을 잘 못해서...
    정말 울고싶을 만큼 당황 했었어요..ㅋㅋ

  4. Deborah 2018.04.12 01:33 신고

    정말 진지하게 글을 읽어 내려 가고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빵터졌어요. 하하하
    수영하고 싶고 농구를 좋아한다는 말 하하하. 말은 그렇게 해도 찰떡같이 알아 들었던 직원분이 감사하네요. 하하
    유쾌한 출발이였네요.

    • Dreaming Utopista 2018.04.12 17:56 신고

      사실 당시에는 이루 말 할 수 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거기 농구장이랑 수영장에서 정말 많이 놀았네요..
      다시 돌아 가고 싶을 정도로 좋은 추억 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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