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이민은 실패를 전제로 한다.


이민을 결심하면서 가장 우선시 되었던 것이 아이들의 미래였습니다. 인구 5,000만의 작은 반도국가. 대륙으로 가는길이 북으로 막혀버린 분단의 현실 속에서 그리고 그 작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무한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살아왔던 저 자신의  고된 삶의 여정을 아이들에게 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일들이 미국으로 이민 간다고 해서 해결되는건 아니지요. 철이와 메텔이 꿈꿨던 (이상 세계로 가는 티켓을 얻기 위한) 우주적 여정 또한 아니었습니다. 다만 기회라는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다양한 선택지를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조금더 큰 세상에서 본인들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세대는 선형적 시간의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가는데 순응되어 있습니다. 그안에서의 무의식적 사고방식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자신을 희생하는데 익숙 합니다. 20세까지의 시간은 오롯이 대학을 위해 바쳐 졌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의 시간은 미래의 나를 위해, 희생되어져 마땅한 처절한 전투로 점철 되었습니다. 연금을 들고 , 보험에 수입의 많은 부분을 할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모두에게 유한 하므로 잠자는 시간을 줄여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사회에 주류로서 미래를 보장받는 삶을 살 수가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 바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아이들은 이미 훌쩍 자라나 있습니다. 그들과 한번 신나게 놀아보지도 못햇는데 말입니다. )( 바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아이들은 이미 훌쩍 자라나 있습니다. 그들과 한번 신나게 놀아보지도 못햇는데 말입니다. )


그렇게 얻어진 작은 권력과 자그마한 보금자리는 우리 아이들의 평안이 잠든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이 내것이 아니고 언젠가 빼앗겨 버리거나 무너져 버린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늘 불안한 마음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욕심을 냅니다. 갑자기 어떤 우연의 결과로 인해 내가 없어지더라도 아이들이 굳건히 설 수 있는 무언가를 그들 손에 들려주어야만 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온통 내자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나라를 떠나 더 큰 세상속에 그들을 살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여정의 가운데에서 문득 돌아보니 40대 중반에 저의 인생이 갈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40대 미국에서 유망한 직업 , 40대 이민자 추천 직업 , 40대 이민자 사업 , 미국 유망 직종....

수없이 Google 에 물어보았던 질문들 입니다. 대답은 모두 한사람이 작성해 올린듯 비슷했습니다. 그로서리 , 세탁소 , 식당 등의 자영업을 이야기 했습니다. 취업은 꿈도 꾸지 마라!! 부동산 중계업자 를 위한 학원광고가 눈길을 끕니다.

회계사를 양성한다는 학원이 있습니다.  ( 심지어 한국에 있습니다. )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상당히 비싼 학원비를 지불하고 미국의 "AICPA" 에 도전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강요되어진 선형적 사고는 40대에 저의 이민을 부정합니다.

지금 저는 선형적시간을 살면서 열심히 쌓아온 "나"라는 정의에 부가 되어진 경력과 안정 이라는 옵션을 던져버리고 노쇄한 몸과 정신을 이끌고 새로운 세계를 탐험 하러 나서는 "돈키호테"인 것 입니다. ( 너무 거창 한가요? )


저는 Creative Destruction ( 창조적 파괴 )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모든 창조는 파괴를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모든 창조가 이롭기만 한것이 아니듯이 모든 파괴 또한 해롭기만 한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제 삶이 실패했다고 당당히 인정합니다. 

이러이러 하기에 내 삶이 실패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괴변은 늘어놓지 않습니다. 순순히 저의 실패를 인정하고 지금까지의 제 여정을 스스로 파괴하려 합니다. 


그리고 저의 삶을 다시 창조 하려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삶을 살아갑니다. 보호자로서의 삶은 점점더 희미해져 갑니다. 이제는 그들과 나란히 동반자 적인 삶을 살아 가려합니다. 제가 운이 좋은 점은 아이들을 일찍 낳았다는 점이 겠지요. 그로인한 젊은 시절의 수고와 시행착오는 이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삶은 실패한것이 맞지만 "의미없음"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입니다. 

지나온 삶이 , 지나온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그로인해 잉태된 많은 결과물들이 세상에 나와 하나의 세계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요즘 열심히 쉬고 있습니다.^^

열심히 책도 봅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펼쳐질 제 인생에 가슴이 두근 거립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 입니다.


이미 파괴되었기에 창조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1. Trojan 2018.04.29 14:45 신고

    여기 놀고 있는 40대 후반 1인 추가합니다. ^^ 환영합니다. 욜로의 세계로~ 유학-취업-레이오프-재취업-병명없는 depression 현재는 다시 재정비 중입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

    • Dreaming Utopista 2018.04.29 14:48 신고

      늘 그렇듯이 겪어야 할 정규 코스를 착착 진행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ㅎㅎㅎ
      우리도 이제 힘 낼 때 된거죠...
      순환 써클의 선순행 부근에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ㅋㅋㅋ

    • Trojan 2018.04.29 14:50 신고

      네~ 이제 창업만 남은 것 같습니다. ^^ 어느 드라마에서 40대 여주인공이 그러더군요. 아~ 아직 살날이 더럽게 많이 남았네~

  2. 모바일 정보창고 2018.04.29 18:07 신고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모바일정보' 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 Dreaming Utopista 2018.04.29 18:09 신고

      ㅎㅎㅎ
      안녕하세요...
      처음 이사와서 떡을 돌리는 듯한 정감있는 댓글 입니다.^^
      번창하세요...^^

  3. 금빛향기 2018.04.30 20:41 신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4. _Chemie_ 2018.05.01 01:26 신고

    Utopista님의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포스팅이네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Dreaming Utopista 2018.05.01 01:43 신고

      ㅎㅎ 감사합니다
      이렇게 곳곳에 증인들을 심어두어야 제가 흐트러 지질 않습니다..
      아침해 뜨자마자 행복하세요...^^

  5. 노르웨이의숲 2018.07.16 05:16 신고

    깜짝 놀라서 글을 읽었네요ㅎㅎ "40대의 이민은 실패를 전제로한다.." 하지만 제게는 희망가득한 글이군요. 저도 창조적 파괴를 해보려 합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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